제 1절.자음
제6항
다음 단어들은 의미를 구별함이 없이, 한 가지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이 조항은 그동안 용법 차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해 온 것 중 현재에는 구별 의의가 거의 사라진 항목들을 정리한 것.
① 과거 ‘돌’은 생일, ‘돐’은 ‘한글 반포 500돐’처럼 ‘주년’의 의미로 사용.
그러나 구별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돐이, 돐을’의 발음인 [돌씨], [돌쓸]이 언어 현실에 있는 발음이 아니므로 ‘돌’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② 과거에 ‘두째, 세째’는 ‘첫째’와 함께 차례를, ‘둘째, 셋째’는 ‘하나째’와 함께 ‘사과를 벌써 셋째 먹는다’에서와 같이 수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별하여 써 왔다.
그러나 언어 현실에서 이와 같은 구별은 인위적인 것이라고 판단되어 ‘둘째, 셋째’로 통합.
다만, ‘두째’가 다른 수 뒤에 오는 ‘열두째, 스물두째, 서른두째’ 등은 인정하였는데, 이는 받침 ‘ㄹ’ 발음이 분명히 탈락하는 언어 현실을 근거로 한 것이다.
또한, 순서가 첫 번째나 두 번째쯤 되는 차례를 나타내는 ‘한두째’에서도 ‘두째’로 쓴다. 그러나 이에도 예외가 있는데, 드물게 쓰이기는 하지만 ‘열두 개째’의 의미로 쓰일 때에는 ‘열둘째’가 인정된다.
③ ‘빌다’에는 원래
물건 따위를 구걸한다는 뜻(밥을 빌러 다니다)과
신이나 사람 따위에 간청한다는 뜻(하늘에 소원을 빌다),
나중에 갚기로 하고 남의 물건이나 돈을 쓴다는 뜻(친구에게 돈을 빌다)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갚기로 하고 남의 물건이나 돈을 쓴다는 뜻의 ‘빌다’는 ‘빌리다’로 형태가 바뀜에 따라 ‘빌다’를 버리고 ‘빌리다’를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빌리다’는 원래 ‘빌다’의 피동형으로서 대가를 받기로 하고 남에게 물건이나 돈 따위를 내어 주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뜻으로 쓰임에 따라 원래의 의미는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원래의 의미로는 ‘빌려주다’가 ‘빌리다’를 대신하여 쓰이게 되었다.
국립국어원 해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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