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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정보

홍익대 논술 22년 기출 오후 문제 1 분석

by NOMADICSAGE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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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학교의 최근 기출을 통해 제시문 난이도, 학교측 채점기준, 예시답안을 살펴보고 전체 논점의 구성방향이나 제시문 활용수준을 고려해 실제 답안을 구성해 보는 것이다.

다음은홍익대 논술 22년 기출 오후 문제 1 분석이다. 이를 통해서 위 과정을 이해해 보자.

24학년도 홍익대학교 입시 요강에 따르면 학교측이 제시하는 논술 문제 유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요 인문/사회 분야 지문 출제(통합교과형)할 예정이며, 하나의 논쟁적 이슈나 현상에 대한 2~4개의 제시문을 총 1‚600자 내외(원고지 형식의 답안지)로 답안 작성을 요구한다. 이를 유념하면서 아래 문제를 분석해 나간다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단 여기서는 문제 1만 확인하고 문제 2는 별도의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자.

[문제 1]

제시문 (가)에 나타난 비유의 기능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와 (다)의 교육에 관한 비유를 분석하여 비판적으로 논하시오. (800±100자)


[제시문]

제시문 (가)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경우 비유를 들어 설명하거나 이해하려한다. 그런데 어떤 대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가 사람들이 그 대상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인식의 틀을 바꿔놓는다. 세상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보면 각자 다른 비유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어떤 기업은 회사를 ‘가족’에 비유한다. 어떤 기업은 회사를 ‘실험실’로 비유한다. 가족으로 비유되는 회사에서는 관계가 중시되고, 실험실로 비유되는 회사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모험이 중시된다. 가족으로 비유되는 회사에서는 위계질서와 조화가 핵심 가치로 강조되지만 평등과 개성은 부각되지 않는다. 반면 실험실로 비유되는 회사에서는 평등과 독립적 사고가 우선적인 가치로 부각되지만 상대적으로 위계질서에 대한 인식은 흐려진다.

학생과 스승의 관계에 대한 비유 중에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표현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이다. 스승을 왕과 아버지에 비유하는 것이다. 이 비유 때문에 어느 문화권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승의 위상이 매우 높게 여겨졌다. 그러나 바로 이 비유 때문에 학생들이 교사나 교수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하고 침묵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교육은 한국사회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창의성 부족이라는 난제에 봉착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사제지간에 대한 이 ‘한국적 비유’에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 가정, 조직, 국가에는 나름의 비유가 작동한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비유는 우리가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그 비유 속에 살고 있는 것 자체를 의식하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비유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시문 (나)

콩나물 시루에 물을 줍니다.

물은 그냥 모두 흘러내립니다.

퍼부으면 퍼부은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져 버립니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 시루는 밑 빠진 독처럼

물 한 방울 고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은 어느 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이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이 그냥 흘러 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매일 콩나물에 물을 주는 일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물이 다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헛수고인 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잘 자라고 있어요.

물이 한 방울도 남지 않고

모두 다 흘러 버린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면,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요.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 아이가.

- 이어령,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듯이>

제시문 (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가 상을 만들 때 사용한 돌은 본래 조각가 시모네(Simone da Fiesole Ferrucci, 1437~1493)가 거인을 만들려고 작업하다가 실패해 작업장에 오랫동안 방치된 돌이었다. 이 대리석은 높이가 성인 키의 4~5배에 달할 만큼 거대했는데 시모네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망쳐 버린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그 돌을 다시한번 자세히 관찰했다. 그리고 시모네가 절단했던 돌 모양에 적합한 자세의 인물을 조각할 수 있는지 숙고한 후, 작업장에 그 돌을 달라고 요청했다. 작품 완성을 포기하고 있던 책임자는 어차피 지금의 상태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미켈란젤로에게 돌을 넘겨주었다. 그 돌만으로는 인물전체를 조각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으나, 미켈란젤로는 다른 돌을 더 사용하지 않고 훌륭하게 상을 완성했다. 여전히 끝부분에 시모네의 끌 자국이 남아 있긴 했지만, 미켈란젤로는 죽어있던 돌덩어리를 소생시키는 기적을 이룬 것이다.

수많은 걸작을 만든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업 과정에 대해, 모든 돌덩이 안에는 조각상이 들어있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조각가의 임무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또한 대리석에서 천사를 보았고 천사가 돌에서 해방될 때까지 작업을 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제대로 훈련받은 조각가가 돌을 탓하지 않듯, 사람을 다루는 교사는 아이를 탓하지 않는다. 막돌은 막돌대로, 대리석은 대리석대로, 돌의 성질과 상태에 알맞은 작품을 만들고 의미를 이끌어낸다. 그 어떤 돌이든 돌을 접하는 순간, 자신의 손과 끌을 거쳐 하나의 작품으로 변모할 그 돌을 상상하는 예술가로서의 교사가 필요하다.

 


[예시답안]

비유는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대상을 친숙한 대상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대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표현하려는 대상과 비유에 사용하는 대상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으므로, 사용한 비유는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만드는 기능, 구체적으로 말해 대상의 특정한 측면을 부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다른 측면은 감추기도 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대상을 이해하는 관점에 영향을 미쳐 왜곡되거나 편향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나)에서는 교육이 콩나물을 기르는 일에 비유되었다. 아이들은 물을 주면 스스로 성장하는 콩나물로, 교육자는 물을 주고 콩나물이 자라기를 지켜보고 기다리는 사람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비유는 학생들이 잠재력을 가진 존재이며 스스로 배움을 획득해 나가는 주도성을 가진다는 점, 그 과정에서 교육자의 조력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가진 잠재력이 서로 다르다는 점, 따라서 교육자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개별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에 따른 교육적 접근을 수행하는 교육자의 적극적 역할을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

(다)에서는 교육이 조각가가 작품을 만드는 예술 활동으로 비유되었다. 교사는 조각가, 학생은 조각의 대상인 돌덩이로 표현된다. 이러한 비유는 학생이 저마다 다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점, 훌륭한 교사는 그러한 잠재력을 관찰하고 그에 적합하게 지도함으로써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러나 학생도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존재라는 점, 가르침의 과정에서 교사도 학생의 영향을 받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자칫 학생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890자]

 

[제시문 및 예시답안 분석]

주어진 제시문들의 난이도는 사실 수능 국어 문제에 출제되는 제시문 난이도와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분량 등을 감안할 때 더 쉽다고도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논술시험이라고 너무 긴장하기 말고 평소에 국어 문제를 풀던 방식으로 편하게 접근해 나가면 될 것이다. 제시문에서 논점을 추출해 나갈 때는 전체적으로 바로 압축하려는 시도보다는 단락별 핵심 개념들과 주제 문장들을 차분하게 찾아가되 마지막에 주제와의 연관성 속에서 통합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아래에서는 어떤 내용들을 추출해 내야 적절한지를 살펴볼 수 있다.


[채점기준]

본 문항에서는 수험생들의 기본적인 제시문 이해 능력과 자료 분석 능력, 비판적 이해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제시문 (가)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관점을 보여 주는 글로서 제시하였고, 제시문 (나), (다)는 (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하는 자료로서 제시하였다.
수험생들이 작성한 글을 통해 우선적으로 제시문 (가)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고, 다음으로 제시문 (나), (다)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분석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제시문 (나), (다)에서 분석한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기본 평가 기준

  1.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가, 그리고 제시된 질문들에 대해 모두 답하였는가가 가장 기본적인 채점 기준이다.
  2. 문제가 요구하는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넘어서는 내용, 예를 들어 불필요한 선지식이나 도식화된 사례 또는 논리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평가를 쓰는 경우 감점한다.
  3.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문장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는 감점한다. 단, 논지 전개에 필요하여 제시문의 단어나 구를 인용 부호를 사용하여 인용한 경우는 인정한다.
  4. 문제가 요구하는 글자 수(800±100자)를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 감점한다.

문항 평가 기준

1. 학생들은 제시문 (가)에서 설명하고 있는 비유의 기능, 즉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만드는 기능, 대상의 특정 측면을 부각하는 기능, 그 외의 다른 부분은 감추는 기능을 각각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에서는 시에서 어떠한 비유를 통해서 교육적 관점을 표현하고 있는지, 이러한 비유가 부각하는 면과 감추는 면은 무엇인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비유의 기능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다)에서도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의 일화를 활용하여 교육을 무엇에 비유하고 있는지, 이러한 비유가 부각하는 면과 감추는 면은 무엇인지, 또한 이러한 비유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논할 수 있어야 한다. (가)에 나타난 비유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에 30%,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 (다)에 나타난 비유와 그 기능을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각각 30%씩 총 60%, 글 전체의 논리적, 표현적 완성도에 10%를 배점한다.

2. 우선 풀어야 할 문제는 (가)에 제시된 비유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항목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진술해야 한다.

①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비유의 기능 중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만드는 기능이 언급되었는가(10%)

② 대상의 특정한 측면을 부각하는 기능이 언급되었는가(10%)

③ 대상의 특정한 측면을 감추는 기능이 언급되었는가(10%)

 


5. 글 전체의 논리적, 표현적 완성도 면에서는 답안이 한 편의 완결된 글로 구성되었는지, 또 한글 맞춤법 규정에 맞게 작성되었는지를 평가한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여 답안의 각 단락과 내용이 균형 있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좋다. 해당 문항에서는 제시문 (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문 (나), (다)를 각각 분석하도록 요구하였으므로, 세 제시문의 핵심 내용이 균형 있게 제시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단순히 나열하기만 한 경우나 본문의 문장을 재구성 없이 그대로 옮겨 쓴 경우 감점할 수 있다. 문단 구분을 전혀 하지 않은 글도 감점할 수 있다. 한글 맞춤법 규정에서 벗어난 표현이 다수 나타난 글도 감점할 수 있다. (배점 10%)

 

[채점기준 분석]

채점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각각의 개별적 논점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 하는지이다. 개별적 논점의 구체적 적시 수준을 보면 보통 수험생들이 단순히 ‘이 정도면 저 제시문을 대략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라는 수준에서 작성하는 답안 수준에서는 사실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채점 기준표를 분석해보면 거의 모든 단락에서 핵심개념들과 구문을 찾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논점만으로 배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형식적인 면, 즉 글 전체의 논리적, 표현적 완성도 측면에 대해서도 적지 않는 배점이 주어져 있다는 점이다. 논제 요구 사항에 부합하는 제시문간 분량 배분, 단락의 구분, 논점 연결의 유기성, 표현의 정확성 등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으므로 준비과정에서도 이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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