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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24년도 인문 모의논술 분석 [2]

by NOMADICSAGE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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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가 24학년도 모의 논술 자료를 공개하였다. 인문 모의 논술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기존의 문제 유형에서 달라진 바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준비방식에도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심리적 부담은 적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올해 모의의 경우 난이도가 기출이나 23년 모의에 비해서는 쉽다는 느낌이므로 이 문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좀더 다양한 기출들을 접해볼 것을 권한다.

중앙대 인문 논술 문제 2 요구사항분석

[문제 2]

제시문 (마)와 제시문 (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시문 (라)의 모임 참석자들이 채식주의자인‘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모임 참석자들과 아내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각각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지를 제시문 (사)를 토대로 서술하시오. [40점, 550-570자]

[분석]

중앙대 2번 유형 문제는 일반적으로 적용추론형이나 비판유형 + 대안을 요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핵심논점은 제시문에 주어져 있기 때문에 수험생이 스스로 독창적 분석이나 대안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제시문의 핵심 개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최대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기만 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유사한 패턴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편이고 익숙해졌을 때 같은 배점을 받는 문제 1보다는 더 나은 답안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학교측 예시답안을 참고하여 여러 번 고쳐써보는 연습을 권한다.

중앙대 인문 논술 문제 2 제시문 특징 분석

[분석]

문제 2의 경우 소설 등 문학계열 제시문만으로 구성되었던 문제 1에 비해 다양한 제시문으로 구성하여 출제한다. 특정 개념을 토대로 사례에 적용하여 추론 또는 비판케하는 요구사항이 많다보니 추상적 개념을 담은 제시문과 문학 계열 제시문을 함께 출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문제 1보다는 논점 추출에 있어 수월하다. 구체적 판단은 아래 문제를 한번 풀어보면서 해볼 것을 권한다.

[제시문]

(라) [앞부분의 줄거리] 아내는 겉보기엔 평범한 성격의 가정주부이다. 아내는 피가 뚝뚝 흐르는 생고기를 먹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되면서 고기를 아주 멀리하게 된다. ‘나’는 이런 아내를 못마땅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어느 날 ‘나’와 아내는 회사 임원들의 부부 동반 모임에 나가게 된다.

처음 우리 앞에 놓인 것은 탕평채였다. 가늘게 채 썬 묵청포와 표고버섯, 쇠고기를 버무린 정갈한 음식이었다. 그때까지 한마디의 말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내는, 웨이터가 자신의 접시에 탕평채를 덜어 놓으려고 국자를 드는 찰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안 먹을게요.”

아주 작은 목소리였지만 좌중의 움직임이 멈췄다. 의아해하는 시선들을 한 몸에 받은 그녀는 이번엔 좀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저는, 고기를 안 먹어요.”

“그러니까, 채식주의자시군요?” 사장이 호탕한 어조로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고기를 아주 안 먹고 살 수 있나요?” 사장 부인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아내의 접시가 하얗게 빈 채 남아 있는 동안, 웨이터는 나머지 아홉 사람의 접시를 모두 채운 뒤 사라졌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채식주의로 흘러갔다.

“얼마 전에 오십만 년 전 인간의 미라가 발견됐죠? 거기에도 수렵의 흔적이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육식은 본능이에요. 채식이란 본능을 거스르는 거죠. 자연스럽지가 않아요.”

“요샌 사상 체질 때문에 채식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저도 체질을 알아보려고 몇 군데 가봤더니 가는 데마다 다른 얘길 하더군요. 그때마다 식단을 바꿔 짜 봤지만 항상 마음이 불편하고…… 그저 골고루 먹는 게 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골고루, 못 먹는 것 없이 먹는 사람이 건강한 거 아니겠어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원만하다는 증거죠.” 전무 부인이 말했다. 마침내 그녀의 화살은 아내에게 직접 날아왔다.

“채식을 하는 이유가 어떤 건가요? 건강 때문에…… 아니면 종교적인 거예요?”

“아니요.” 아내는 이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태연하고 조용하게 입을 떼었다. 불현듯 소름이 끼쳤다. 아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꿈을 꿨어요.”

나는 재빨리 아내의 말끝을 덮었다.

“집사람은 오랫동안 위장병을 앓았어요. 그래서 숙면을 취하지 못했죠. 한의사의 충고대로 육식을 끊은 뒤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저는 아직 진짜 채식주의자와 함께 밥을 먹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고기를 먹는 모습을 징그럽게 생각할지도 모를 사람과 밥을 먹는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정신적인 이유로 채식을 한다는 건, 어찌 됐든 육식을 혐오한다는 거 아녜요? 안 그래요?”“꿈틀거리는 세발낙지를 맛있게 젓가락에 말아 먹고 있는데, 앞에 앉은 여자가 짐승 보듯 노려보고 있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겠죠.”

좌중이 웃음을 터뜨렸다. 따라 웃으며 나는 의식하고 있었다. 아내가 함께 웃지 않는다는 것을. 허공을 오가는 어떤 대화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사람들의 입술에 번들거리는 탕평채의 참기름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것이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마) 장자는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인간의 감각과 마음을 통해서는 참된 지식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감각과 마음을 통해 얻는 지식은 때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점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자는 편견이나 선입견과 같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날 것과 만물의 상대적 가치를 인식할 것을 강조하였다. 장자는 인간의 자기중심적 편견에서 비롯된 분별은 상대적인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옳고 그름, 귀함과 천함, 아름다움과 추함 등의 분별을 초월하여 자연 만물이 절대적으로 평등하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갈퉁은 폭력의 의미를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적극적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다. 폭력에는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 대변되는 직접적 폭력과 법률과 제도에 의한 억압을 의미하는 구조적 폭력, 그리고 직접적·구조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회기저의 문화적 폭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평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직접적 폭력이 제거된 소극적 평화를 넘어 구조적·문화적 폭력까지 제거된 적극적 평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 서민들의 경우 조선 후기까지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쓰지 않았다. 민가에서는 오히려 비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행동을 금하는 풍습까지 있었다. 이러한 풍습은 기후에 민감했던 농경 사회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당시 사회에서 농민들은 하늘에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순종하기 위해 늘 조심하였다. 비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행위는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고 믿었던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우산이 도입된 초기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우리나라에 와 있던 외국인들도 비 오는 날에 우산 사용을 꺼려했다고 한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오랜 가뭄 끝에 비가 내렸을 때 외국인이 우산을 쓰고 거리에 나갔다가 몰매를 맞은 일까지 있었을 정도다. 우산에 대한 사회적 거부 반응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우산의 사용은 점차 확산된다. 개화기에 들어서면서 여성도 신학문을 배울 수 있는 여학교가 설립되었다. 다만 얼굴을 드러내 놓고 외출하는 것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쓰개치마*를 쓰고 등·하교하였다. 그런데 배화 학당에서 쓰개치마를 교칙으로 금한 일이 있었다. 학생들과 가족들은 얼굴을 내놓고 거리를 다닐 수 없다며 반발하였고 이 때문에 학생들 상당수가 학교를 그만둘 정도로 파장이 컸다. 결국 배화 학당은 쓰개치마 대안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닐 수 있도록 검정 우산을 나누어 주었다. 이후 우산은 일반 여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유행했고, 얼굴을 가리는 용도와 더불어 햇빛을 가리는 양산으로까지 확대되어 멋을 내는 도구가 되었다.

*쓰개치마 : 예전에,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내외(남의 남녀 사이에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피함.)를 하기 위하여 머리와 몸 윗부분을 가리어 쓰던 치마.

(사) 좋은 논쟁이란 ‘상호 부딪침’이 있는 논쟁을 뜻한다. 서로 부딪치는 지점을 논쟁 용어로는 ‘접점’이라고 하는데, ‘상호 갈등 해소를 위한 개념적 장소’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접점에서 만나지 않는 사람들, 즉 다른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마치 메아리 방에서 살 듯 자신의 소리만 듣고 살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만나 서로 동의하며 기존의 입장을 견고하게 다질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 각각의 집단 편향이나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밀은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 그리고 그런 통설과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진 이견 제시자에게 사회가 윽박지르면서 통설을 행동 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는 다수의 의견을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강요하는 사회의 위험성과 폭력성을 경계하는 말이다.

무릇 모든 소통이 그러하듯 논쟁의 출발점도 상대방의 입장을 듣는 데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논리에서 허점을 찾아내고 상대방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논쟁의 규칙이다. 그러자면 어울리기 싫어도 생각이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하고 그들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 미국의 법학자 선스타인은 “나는 네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은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강화된 자기 의견 속에 안주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자기 합리화와 상호 비방만 있게 된다. 반대 의견을 내고 기꺼이 논쟁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흔들 수 있는 생산적 논쟁에 나서야 한다. 의견 양극화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곳에서는 집단들 간에 공유되지 않는 정보가 많아지고 소수자들은 침묵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의견을 잘 내지 않는 사회가 되기 쉽다.



예시답안 분석[직접 풀어본 후 확인 권장]

[예시답안]

(마)에서는 대상에 대한 인지와 분별이 상대적이라는 장자의 철학과 인간의 기본 욕구를 억압하는 모든 폭력을 제거해야 한다는 갈퉁의 주장이 나타난다. (바)는 우산을 예로 들어 통념이 인간을 억압하고, 대상에 대한 인식이 시대적 맥락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마)와 (바)를 통합해 보면, (라)의 모임 참석자는 육식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통념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런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채식주의를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참석자들은 아내의 기본적 욕구를 존중하지 않는 것 자체가 폭력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소수의 취향을 억압하는 언어적, 문화적 폭력을 가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사)를 토대로 보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모임 참석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생각이나 취향을 가진 사람끼리만 소통함으로써 사고가 편향되고 고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소수자들을 존중해야하며, 통설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소수자를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아내는 다수 집단과의 대화를 회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569자]

[분석]

답안을 분석해 보면 크게 두 개의 논점으로 나눠져 있다. 이들 논점 모두 적용추론형 또는 적용평가형으로 볼 수 있는데 답안은 이에 대한 정석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먼저 기준제시문 [마]와 [바]의 핵심개념들을 잘 정리해 준 후, [라]나 [사]부분에서 해당 개념들을 사례나 상황과 연계시켜 구체적으로 서술해 주고 있다. 이런 경우는 논점도 중요하지만 구성방식도 고득점에서 있어서 중요하다. 정확하게 연결된 논점들이 적절한 분량에서 마무리 될 수 있는지 직접 써볼 것을 권한다.

 

채점기준상 주의 사항

문제 1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구성하여 별도의 평가를 하고 있다. 평소에 문장과 문맥의 정확성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위 문제를 직접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면 아래 기준을 하나씩 검토해 가며 스스로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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