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논술 전형에 있어 인문계와 사회계는 영어제시문 활용과 자료 분석이라는 부분적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래 인문계 문제는 사회계의 자료 분석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닌 영어 제시문 활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를 인지하여 지원하기 바란다. 이하에서는 한국외대 논술 문제 2 유형 및 해법을 22년 기출유형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문제 2] 어렵지 않으니 함께 해봅시다!
아래의 관점에서 (라)의 ‘왕망’과 (마)의 ‘경제학자’를 비교·평가하시오. (450자 내외, 210점)
[보기]
Like oil and vinegar, ideals and reality never fully dissolve into one another and tend naturally to separate if left alone. To combine, they need to be regularly stirred up together if they are to make good vinaigrette*. Also, like oil and vinegar, idealism and realism are better together. Each on their own is never enough. A passion for ideals alone will never make a good leader. She or he also needs a gritty** realism to guide them as they try to bring influence to bear in very worldly situations which are usually not ideal at all.
*vinaigrette: 비네그레트(식초에 갖가지 허브를 넣어 만든 샐러드용 드레싱)
**gritty: 불쾌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라)
중국 전한(前漢)의 외척 왕망은 젊은 시절 검소한 생활과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도로 칭송을 받았다. 유교적 이념을 실천하면서 명망을 얻은 왕망은 불과 38세에 재상인 대사마가 되어 왕씨 일족을 대표하는 지위에 올랐다. 권력을 잡은 왕망은 기원후 8년에 ‘선양(禪讓)’이라는 유교의 이상적 왕위 계승 방식으로 어린 황제에게서 천자의 자리를 양보받고, 국호를 ‘신(新)’으로 바꿨다. 왕망의 꿈은 유교적 이상 국가를 실현하는 것이었고, 그 방법을 유교 경전인 『주례』에서 찾았다. 관명, 지명 등을 모두 변경하였고, 대토지 소유 제한 및 토지 균등 분배, 노비 매매 금지 등의 개혁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러나 그의 개혁은 현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관념적으로 추출한 것이었기 때문에 객관적 현실에서 힘을 얻기 어려웠다. 결국 대부분의 개혁 정책들이 백성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지방 호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폐지되었다. 기원후 23년, 호족 및 군 내부의 반란과 백성들의 봉기로 신나라는 멸망하고, 왕망도 반군의 손에 죽음을 맞았다. - 최준채 외, 『고등학교 세계사』 재구성
(마)
경제학은 18세기 말 그 학문이 출발할 때부터 유토피아에 관한 학문이었다. 특히 유토피아의 가장 중요한 조건일 수 있는 물질적 행복을 지속적으로 탐구하였다. 그래서 초창기부터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 혹은 제도가 어떤 것인지 연구했다. 한 나라의 ‘부’에 대한 연구인 『국부론』을 쓴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뿐만 아니라, 그의 한 세대 후배들인 맬서스와 리카도도 그랬다. 경제학이 유토피아에 관한 학문인만큼, 경제학자들도 유토피아를 꿈꾸는 유토피안들이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유토피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한다는 점에서 경제학에 입각하지 않은 유토피아 사상가들과는 명백히 다르다. 위대한 경제학자 마셜의 말처럼 경제학자는 “뜨거운 가슴뿐만 아니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갖춘” 사람들이다.
- 김세직, 『모방과 창조』 재구성
[예시답안]
<보기>는 기본적으로 섞이기 힘든 식초와 식용유를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에 빗대어 설명한다. 식초와 식용유는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분리되기 때문에 좋은 비네그레트를 만들려면 둘을 휘저어 섞어야 한다. 이처럼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이상만으로는 부족하며, 현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라)의 왕망은 유교적 이상주의 실현을 위한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였으나 현실 조건을 무시한 결과 백성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여 결국 개혁에 실패했다. 반면 (마)에서 유토피아에 관한 학문인 경제학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유토피아의 실질적 조건인 물질적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한다. 이런 점에서 경제학자들은 현실 조건을 무시한 왕망과 차이가 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종합하여 볼 때, 현실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이상주의는 현실 속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움을 알 수 있다. (445자)
[문제 및 답안분석]
한국외대 인문계열의 특징을 보여주는 영어 제시문을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영어 제시문의 난이도는 대략 고 1~2 학년 정도의 수준으로 일반적 수험생의 경우는 해석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듯 하다. 문제는 보기의 관점에서 [라], [마] 제시문의 비교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답안 구성은 보기의 영어제시문의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한 후 그 의미를 도출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기준으로 각각의 제시문을 평가하되 서로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을 부각시켜 서술하여야 한다.
이하에서는 학교측이 제시하고 있는 유형의 특징과 주의할 점들이다.
비판 평가형 문제는 논지에 동의하거나, 또는 논지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논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문항입니다. 서로 상반된 입장의 제시문이 주어지고 하나의 입장을 자유롭게 선택해 상대방 의견을 비판하게 하는 경우, 자신의 관점을 충분히 대입하여 논술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상반된 의견 중 하나를 지정해, 자신의 견해와 상관없이 한 쪽 입장을 비판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한 입장의 장단점과 예시를 서술할 때, 제시문에 이미 거론된 내용들만 반복해서 언급한다거나 지나치게 판에 박힌 사회현상만을 논술할 경우, 식상한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채점기준표 및 분석]
학교측 채점기준표
채점기준표에 대한 이해 및 활용
채점기준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데 특히 각 제시문별 핵심논지를 모두 언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한국외대 합격생들 또한 연습과정에서 답안 작성 전 개요를 짤 때 최대한 제시문의 누락없이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바 있다. 일단 주어진 제시문상 논지가 잘 정리되었다면 비교 또는 비판 논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서술할 것이 요구된다. 대략적인 서술만으로는 한국외대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채점기준은 합격을 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꼭 유념해야할 것이다. 또다른 특징은 수험생이 간과하기 쉬운 문장과 구성 부분에도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험생들의 경우 객관식에 익숙해서 답만 맞다면 다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합격생들의 경우 비교 또는 비판을 위한 깔끔한 구성, 간결한 논지 정리, 각 제시문 적절한 논지 비교 등을 연습을 통해 미리 준비를 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만일 논술 경험이 부족하다면 학교측의 예시답안을 옮겨 적거나, 그 형식을 빌려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넣어 작성해보는 연습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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